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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코 앞에 10m 성벽을” 탕정 매곡리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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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관리계획구역에 대형 판매시설 신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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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17일(토) 14:47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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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허’에서 옴부즈만 권고로 ‘허가’, 지상 주택 지하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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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온양신문사 | |
“집 코 앞에 거대한 성벽이 들어선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자기 집이었다면 일언반구도 없이 이렇게 허가를 내줬을까요?”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 한 전원주택에 거주하는 김모(72)씨. 30년째 이 곳에 살고 있는 그는 부인의 혈액암 증세가 스트레스로 악화되지 않을까 매일매일 노심초사하고 있다. 집 코 앞에 대형 판매시설이 성처럼 축조되고 있어서다. 주택과 불과 5m 남짓한 거리엔 경계석과 성토한 부지 위에 세워지는 건축물 등이 10m 이상 높이로 계획돼 있다.
김 씨는 “지상이었던 집이 하루아침에 지하로 전락했다. 거실 바로 앞에 높은 토성이 들어서면서 집안이 동굴처럼 됐다”며 “공사로 인해 진동과 소음, 먼지로 살 수 없을 정도다. 공사가 끝나더라도 시설이 집 지붕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사생활 침해는 물론 차량 이동과 대형 전자기기 노출에 의한 피해 등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전원마을 인근에 들어서는 대형 판매시설을 놓고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최초 건축허가가 불허된 시설이 시민고충처리위원회(옴부즈만)의 권고로 허가가 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18일 주민들과 시에 따르면, 매곡리 일원 9532㎡ 대지에 연면적 2988㎡ 지상 1층 규모 식자재 판매시설(사무소)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심한 이순신대로에 해당 시설이 인접해 교통 체증이 예상되고, 주거지역에 높은 옹벽이 세워져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 등 주민 생활 불편과 자연경관 훼손이 유발된다는 점에서 불허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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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온양신문사 | |
특히 이 곳은 성장관리계획 시행지침상 판매시설 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지역이다.
당초 시는 지난해 3월 해당 시설의 건축허가를 불허했다. 같은 해 1월 25일 해당 지침이 변경 고시됨에 따라 판매시설이 불허 용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고시된 지 보름여일 후인 지난 2월 중순쯤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건축주는 해당 지침이 변경되는 것을 인지할 수 없었고, 불허 시 큰 재산 피해가 발생된다며 옴부즈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옴부즈만은 건축주가 고시 이전에 사전 건축심의를 접수했다 취하한 점 등을 이유로 사전에 건축허가 신청·신고 절차를 이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침 시행 이전에 관계 민원인에게 내용을 알리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협조공문을 관계부서에서 이행하지 않은 점도 민원을 초래한 사유로 봤다.
옴부즈만 의견을 받아들인 시는 불허 처분을 내린 지 1년여 후인 지난 2월 20일 건축허가를 내줬다.
불허됐던 시설이 허가되자 주민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옴부즈만 결정이 나온 이후인 지난해 8월 말, 주민 120여 명은 집단 민원을 통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교통과 일조·조망권 등에 대한 대책은 커녕 사전설명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주민 김모(68)씨는 “변경된 지침 시행 이전에 조건부 의결된 경관심의를 건축허가 신청을 이행한 것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법령해석상 경관위원회 심의를 거쳤어도 건축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운영하는 옴부즈만 제도가 오히려 더 많은 시민에게 고충을 준 꼴이다. 시장 궐위 상황에서 갑자기 허가가 난 것도 의구심이 든다”며 “시민 안전과 건강을 위해 인허가가 정상적으로 처리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고시 이전 최초 접수를 적용한 옴부즈만 의견을 반영했다. 이후 보완 절차를 거쳐 허가를 내주게 됐다”며 “일조권 등 주민 피해가 없도록 건물 배치를 조정하고 준공 후 대책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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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철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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