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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박물관, 즐기는 박물관 변신중

김은경 온양민속박물관장

2009년 06월 05일(금) 15:44 [(주)온양신문사]

 

 

▲ 김은경 온양민속박물관장
 김은경 관장은 온양민속박물관을 설립한 고 김원대선생의 딸로 2006년 5월부터 박물관을 맡게 됐다. 선친께서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박물관에 대한 애정을 남기셨다며 선친의 뜻을 받들고자 박물관에 오게 됐다.

 

한때 박물관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을 때는 너무나 힘들고 마음이 아팠으며 이제는 그런 일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박물관이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 설 수 있도록 모든 아이디어를 짜내며 온 신경을 다 쏟고 있다고 한다.

 

 

- 목각인형처럼 딱딱한 박물관이 아닌 온기를 지닌 박물관으로.

박물관을 들어서면 “Museum Shop & Cafe"가 눈에 들어온다. 단순히 박물관 기념품을 파는 곳이려니 했지만 다가가서 보니 조그마한 카페다. 기념품 판매 겸 차와 음료를 파는 카페로 휴식의 공간이 마련 돼 있다.

 

단순히 유물이나 전시돼 있는 곳으로 여기는 박물관에 조그마한 카페가 들어서니 부드러움과 여유로움이 풍겨진다.

 

우리가 박물관에 대해 딱딱하고 고루하다고 여겨온 선입견을 벗어나려는 시도다. 카페는 박물관 내 전시장이 우선이기에 조그마한 규모로 운영되고 앞으로 박물관 입구 쪽에 야외 카페를 운영할 방침이다. 박물관에 와서 차 한 잔 하며 여유를 즐길 공간을 제공하고자 함이다.

 

온양민속박물관이 이렇게 점점 부드러워지며 시민에게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다.

▲ 박물관내 " Museum Shop & Cafe "


- 내 집 같이 주부마음으로.

“내 집 마당이 더러우면 당장 쓸어내야 하듯이 박물관 곳곳 개선이 시급한 곳들이 눈에 바로바로 들어온다. ‘이 공간은 이렇게 활용해야 하는데…’ 하면서 구상이 떠오르고 어느 한곳 눈에 차는 곳이 없다.” 라고 말하는 김은경 관장의 마음은 주부들이 내 집을 마련해 하나하나 꾸며나가며 더 좋게 개선하려고 하는 마음과 똑같은 것이다.

 

박물관 운영이라는 것이 뭔가 거대하고 경영적이고 사무적인 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 집으로 여기면서 내 살림을 꾸려 나간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박물관을 새롭게 변화의 움직임 속으로 이끌고 있다.

- 단순한 전시장 박물관이 아닌 문화 공간으로.

온양민속박물관에서는 2008년부터 닥종이와 한지 공예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주부들의 여가 시간을 박물관에서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2009년부터는 천과 바느질로 공예품을 만드는 규방이 운영되고 있다.

 

한지 공예 같은 경우는 자격증 취득까지 이루어져서 일의 전문화까지 내다 볼 수 있다. 박물관이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시민들의 문화 공간의 장으로 다가가며 거리감 줄이기 위함이다.

 

한지 공예는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들 대상의 체험프로그램으로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이 한지로 필통이나 연필꽂이 공예품을 직접 만드는 공간이 조성 돼 있다.

 

또한 부속적인 것들을 최대 활용한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넓은 박물관 부지에는 야외 공연장이 생겼다.  대학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소공연장으로 음악회나 연극 등 공연이 가능한 공간이 형성 되었다. 여기에 연계하여 먹을거리 공간도 지금 형성 중이다.

 

그리고 현재 박물관에서 주말마다 사물놀이나 굴렁쇠, 딱지, 팽이치기 등 옛 놀이 즐기기 체험이 진행 중이다. 박물관에 와서 단순히 유물만 돌아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공연도 관람하며 옛 놀이도 직접 체험하는 문화 공간이 형성 되는 것이다.  

 

▲ 박물관내 야외공연장

- 신선하고 생기 넘치는 초록의 향기 박물관

“전에 혼례식장으로 쓰이던 건물을 다시 리모델링하여 컨벤션센터로 쓸 예정인데, 혼례식장과 세미나실로 쓰일 예정이다. 정크와 모던함이 공존하는 디자인을 생각 중이다.” 김은경 관장은 항상 젊은 사람들의 시선을 중심으로 두고 있다.

 

박물관이 생기 넘치는 박물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의 눈높이와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물관이라 하여 고고하고 고풍스러움을 뜻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현대의 패턴에 맞게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대 패턴을 맞춰 간다하여 우리의 옛것을 버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온고지신의 자세로 현대 패턴에 맞게 변화를 시도하고자 함이다. 어떤 문화이든 그 시대의 풍에 따라 변화가 생기고 그리고 그 변화 또한 역사의 한 흐름이고 우리의 양식이다. 변화를 두려워 하면 발전이 없기에 김은경 관장은 주저 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 점점 쇠퇴하는 박물관 예절 교육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다 안다. 전시품을 손대지 말아야 하며, 사진 촬영은 촬영 시 터지는 플래시가 유물에 훼손을 주기 때문에 안 된다는 점을. 그러나 요즘 사태는 심각하다. 점점 더 통제가 안 된다.” 예전 보다 교육 수준이 높은 요즘에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김은경 관장은 아이를 혼내지도 못한다고 한다. 아이의 행동에 혼을 내면 부모가 달려와 화를 낸다는 것. 내 아이를 왜 혼내냐는 것이다. 부모의 이런 과잉 자세. 그리고 통솔해 온 선생들의 보고도 모른 척 하는 방관 자세가 아이들을 그냥 방치하게 둔다.

 

김은경 관장은 “요즘 체험위주의 만지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많이들 떠들다보니 부모들이 유물들도 만지는 교육이라 생각하는 듯하다.”라며 쓴 웃음을 짓는다.

 

온양민속박물관은 진짜 유물이라 하여 모두 전시장 유리 속에 넣어 둔 것이 아니라 직접 다가가기 위해 주위에 배치된 고 가구들도 모두 진짜 고가구들이며 야외에 있는 석상들 또한 모두 진품들이다.

 

좀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전시 해 놓은 진품들이 아이들 손에 멍들어 가고 있다. 유물의 가치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부모들의 교육관, 그리고 교사들의 책임이 뒤 따라 줘야 이 불행한 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싶다.

 

 

▲ 박물관내 석상


- 문 닫을 위기까지 갔던 재정상 어려움

“많은 시민들이 온양민속박물관을 시립이라 생각하지만 우리 박물관은 사립이며, 비영리사업의 사립박물관으로서 운영은 재정 상 힘든 점이 많다.” 박물관 이름에 ‘온양’이 들어가 시립이라는 이미지가 풍겨진다.

 

하지만 박물관을 설립한 고 김원대선생은 개인을 내세우지 않고자 하여 지역명을 따서 ‘온양민속박물관’이라 이름 지었다. 사립으로서 재정 상 어려움 때문에 한때 문 닫을 위기까지 이르자 입장권을 받게 됐다. 박물관을 운영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도 지역 시민들에게는 혜택을 주기 위해 반값만 받고 있다.

 

또 박물관에서는 문화 공간을 형성 하면서 주말이든 평일이든 언제든지 부담 없이 입장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회원제를 운영한다. 3만원이면 1년 내내 언제든 입장 가능한 멤버십카드를 발행하여 판매 물품이나 체험교육을 이용할 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가족단위가 많아서 가족단위 멤버십카드도 발행 중이다. 지역민에게 어떻게 하면 더 다가갈 수 있을지 생각하다 도입된 회원제이다. 지금 형성 중인 문화 공간이 더욱 많이 늘어날 때에는 더 빛을 볼 회원제라 여겨진다.


- 지역시민에게 관심 받는 문화 공간으로.

“관람객들의 대부분이 타 지역 분들이다. 지역시민에게는 입장료를 반값만 받고 있지만, 지역사람들이 찾아주지를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지역사람들이 찾아 줄까 싶어서 함께 어우릴 수 있는 문화 공간 형성을 집중적으로 계획하고 추진 중이다.

 

지역 시민들은 온양박물관을 다들 한번쯤은 다녀갔기에 ‘예전에 그곳이 뭐 그곳이지.’라는 생각들이 팽배해져 있는 것 같다. 거기에 입장료까지 받고 있으니 더욱 찾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뭔가 색다른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김은경 관장은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기에 항상 이만큼의 자본으로 어떻게 하면 최대의 효율성을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정신적 여유가 없다.

 

처음 박물관을 맡게 됐을 때는 부담스럽고 잘 해낼 수 있을지 몰라 많이 힘들었는데, 가시던 마지막까지도 박물관을 놓지 못하셨던 선친을 떠올리며 이것이 뜻이고 길이라 여겨 박물관에 온 정신을 기울이고 있다. 내 집이라 여겨지니 떨어져 있는 휴지 하나라도 잡초 하나라도 보이면 바로 줍고, 뽑고 손이 먼저 간다.

 

박물관 야외를 돌아보며 설명해주는 와중에도 김은경 관장은 떨어진 휴지를  줍고, 벤치에 떨어진 나뭇잎과 흙먼지를 손으로 쓸어내리곤 했다.

 

<이혜진 기자>

 

이혜진 기자  seinhj@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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