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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검정고시 합격한 73세 만학도

73세 합격자 박영희 씨, 대학 진학의 꿈까지

2024년 05월 29일(수) 15:27 [(주)온양신문사]

 

↑↑ ▲2024년 제1회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 박영희 씨(73) <사진제공=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

ⓒ (주)온양신문사

“오랜 세월 쌓인 응어리를 어찌 풀까했는데 공부를 하니까 그게 풀어지더라구요.”

지난 5월 9일 있었던 ‘2024년 제1회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 발표에서 일흔이 넘은 나이에 합격의 기쁨을 안은 박영희 씨(73, 충남 서산시)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박영희 씨는 (재)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료 검정고시 학습사이트인 충남사이버검정고시학습센터의 학습자 중 최고령 합격자이다.

박 씨는 학령기 시절 딸들은 교육시키지 않았던 가정환경 때문에 이어가지 못했던 학업에 대한 열망으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늦깎이 학습자이다.

“어려서 왜 나는 오빠들처럼 학교에 보내주지 않느냐고 부모님에게 따졌어요. 그래서 나는 내 자식이 생기면 아들딸 차별 말고 똑같이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했죠.”

박 씨가 공부를 시작한 때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 몇 해 전 남편이 작고한 뒤 슬픈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친구를 따라 갔던 평생학습관에서 만나게 된 교수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된 검정고시 공부는 그의 희망이 되었다.

“돌아가신 남편 생각에 밭 매면서도 울고 매일이 우울했었는데 집중할 게 생기니까 마음도 조금씩 나아지더라구요.” 그렇게 시작한 검정고시 준비는 자녀들의 지지와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 ▲박 씨가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겪었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

ⓒ (주)온양신문사

검정고시 학습을 위해 처음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다는 박 씨는 모르는 과목을 반복해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온라인 검정고시 학습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컴퓨터는 아예 할 줄 몰랐죠. 제가 인터넷 동영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하니까 자녀들이 컴퓨터도 설치해주고 친척 분은 타자 치는걸 알려주셔서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사이트도 검정고시 준비를 권한 교수님이 충청남도에서 돈 안들이고 검정고시 공부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한다고 소개해줘서 알게 되었어요. 사이트에 가입하고 동영상 눌러서 수업 듣는 방법만 여러 번 해서 익혔어요.”

2022년 12월부터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하여 이듬해 9월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올해 5월 고졸 검정고시도 연이어 합격한 박 씨는 공부를 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농사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응급실까지 간적도 있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끝까지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남은 생은 나를 위해 써야겠다는 생각으로요. 그래서 틈만 나면 사이버검정고시학습센터 들어가서 동영상 켜서 보고 그랬죠.”

↑↑ ▲박영희 씨가 풀었던 검정고시 모의고사 시험지 <본인제공>

ⓒ (주)온양신문사

“60대까지는 정말 할 만하고 70대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가장 좋은 게 무엇이냐는 물음에 ‘스스로 당당해진 것’이라고 답한 박영희 씨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번졌다. “겸손해야지 하면서도 속으로 너무 좋은 거예요. 음식하다가도 혼자 책보다가도 문득문득 좋아서 혼자 웃어요.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몰랐을 행복이죠.”

향후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박 씨는 몸이 아프기 전까지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며 학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또한 무료로 학습사이트를 운영해주는 진흥원과 학업을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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