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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의무화’ 말라”

모든 초3과 중1 참여가 원칙…. 이름 무색한 ‘자율 평가’

2024년 04월 15일(월) 13:59 [(주)온양신문사]

 

ⓒ (주)온양신문사

올해 대다수 충남의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교사·학생들은 기존의 진단활동이나 평가에 더해 추가로 시험을 치러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교육부와 충남교육청이 올해도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학업성취도 평가)를 강행하면서 이 두 개 학년을 책임교육 학년으로 지정해 사실상 의무적으로 평가에 응하도록 강제한 탓이다.

충남도교육청이 작년 12월 28일 일선 학교에 보낸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에 대한 안내 및 참여 협조 공문’을 보면 초3과 중1을 책임교육 학년으로 지정하니 전수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지부장 박영환, 이하 전교조 충남지부)는 4월 14일 “‘자율 평가’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학교운영위원회 등 교육 주체와의 협의를 통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라’는 문구를 덧붙였으나, 학교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지난 3월 7~11일까지 5일 동안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관련 현장 의견 설문조사(100여 개 학교 참여)에서는 평가에 참여하겠다고 교육청에 공문을 보낸 학교 가운데 81%나 ‘자율참여인지 모르고 참여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현장의 교사들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의미를 알기에, 평가 실시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의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혼란도 많았다. ‘내용 전달 안 됨’, ‘일제고사 반대’, ‘업무과다’, ‘학교 자율성 침해’ 등 학업성취도 평가가 현장에 얼마나 큰 혼란을 초래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제고사식 평가와 온라인 방식, 문제 난이도 모두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는 평가 결과에 따라 학생들을 1~4수준으로 서열화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교육부의 계획대로 책임 학년제를 확대해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한다면 온라인으로 모이는 평가 결과가 전국 수준으로는 지역 서열화, 지역으로는 고교편차 확대, 지역 평준화 무력화로 인한 고입 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학부모들은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자녀들을 학원으로 보낼 것”이라고 우랴혔다.

또한 “‘기초학력을 평가하겠다’라는 강행의 명분은 유명무실하다. 실제로 문제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상대평가로 진행해, 하위 15% 성적인 학생들을 1수준으로 지정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하위 15%의 비율을 30%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며, “정녕 학업성취도 평가는 누구를 위한 평가란 말인가?”리고 물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평가 방식도 문제다. 문제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온라인 평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서 학교 컴퓨터 또는 태블릿 PC로 시험을 치러야 한다”면서 “하지만 과밀학교는 기기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3일 내내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학기 초, 수업 준비에 전념해도 모자란 데, 교사들은 기기 준비, 소프트웨어 점검에 허무하게 시간을 써야 한다. 심지어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평가가 학생들에게 강제로 실시되는 것을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온라인으로 실시되는 이런 평가는 교사를 방관자로 전락시키는 바, 학업성취도 평가 감독에서 교사가 하는 역할은 평가에 대한 안내가 아닌, 평가를 실시하기 위한 디지털 기기 사용법에 대한 안내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전교조 충남지부는 자체 설문조사에서 응답 교사 가운데 90%가 ‘디지털 도구가 평가도구로 부적절하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문제 난이도 조절도 실패라고 주장했다.

“이미 평가를 실시한 학교의 교사에 의하면 단순히 기본학력 도달 수준을 묻는 것이 아닌 문제를 해석하는 수준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을 평가하는데 10~13줄의 지문을 제출하는 것은 학생들의 기본학력을 측정하려는 것인지, 경쟁에 뒤처지는 것이 두려워 아등바등 발버둥을 치는 경쟁심리를 학생들에게 심어주겠다는 것인지 의도가 너무 뻔하지 않은가?”라고 추궁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학업성취도 평가 참여율이 도교육청 평가 지표로서 사실상 강제 의무화라고 지적했다.

“애초에 교육부가 문제의 출발이었다. 교육부는 기초학력 보장법에 따라 5년마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지난 2022년 10월에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의하면 교육부는 기초학력 진단 도구로 컴퓨터 기반의 문제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 학년 대상으로 벌여야 한다. 이미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실시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복 평가가 실시되는 셈”이라며 “이런 상태를 만들어놓고도, 교육부가 올해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 편람에 ‘3-2. 학력향상 지원 강화’ 지표에 평가사항으로 ‘책임교육 학년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참여율’을 떡하니 명시했다. 사실상 의무 참여를 강요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교육청은 ‘전수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라는 말로 참여를 강요하고, ‘학교운영위원회 등 교육 주체화의 협의를 통해 결정’이라는 말로 영향력 없는 조건을 덧붙이는, 모순적인 말을 공문에 적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평가 철학 없이 교육부 정책을 그대로 따라가는 충남교육청도 문제의 당사자다. 우리의 문제 제기로 지난달 11일 성사된 학업성취도 평가 관련 교원단체 간담회 자리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참여 여부는 학교 자율 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 그러나, 이 내용을 담은 공문 발송 요청에는 한사코 거부했다.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게 공문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고 물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교육부 따라가는 충남교육청은 일제식 평가를 멈추고 교사 평가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하기로 한 학업성취도 평가 참여율에 충남교육청이 개의치 않는다면 처음부터 평가 참여를 학교 구성원의 결정으로 일임했어야 했다. 또한 교원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교육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면서, “교원단체의 입장을 단순한 의견으로 흘려듣지 않고 교육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충남도교육청은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전교조 충남지부를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충남교육청은 학생 기본학력 평가로 위장한 일제식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를 당장 멈춰야 한다. 교육부 정책의 수용 정도로 자화자찬할 일이 아니다.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교사들이 평가권을 발휘해 진정으로 올바른 평가를 할 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전교조 충남지부는 우리 아이들을 경쟁에 내몰고, 교사의 평가권을 무시하며 평가라는 이유로 교사에게 행정업무를 가중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교육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충남교육청만의 평가 철학과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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