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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사' 조병인 씨의 꿈

동화작가 박은자가 만난 사람

2024년 04월 05일(금) 16:42 [(주)온양신문사]

 

ⓒ (주)온양신문사

아산시청에서 노무사 재직 당시 노사협상에 탁월한 실력을 보였던 조병인 씨, 그는 노무사라는 자격증 외에 특별한 자격증들을 여럿 소유한 사람이다. 조경기사·산림기사는 그래도 우리가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그러나 ‘자연생태복원기사’는 좀 낯설다.

조병인 씨는 지난 2년 동안 조경기사와 산림기사 자격을 취득하고, 자연생태복원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더니 그 어렵다는 나무의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사람들은 귀를 쫑긋거리며 묻는다.

“나무에도 의사가 있나요?”

나무의사가 있다는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은 놀란다. 신기한 생각까지 든다. 사람에게 의사가 필요하고, 동물 역시 수의사가 필요하듯 살아있는 생명체에 의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나무는 수백 년을 살고 있는 존재다. 나무가 병들면 지구가 병들고, 덩달아 사람들도 병들게 된다. 그만큼 나무는 인간에게 중요한 존재다.

나무들을 살려내고 있는 나무의사, 이 글의 주인공 조병인 씨의 직업이다.

나무와 숲은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다. 나무가 없고, 숲이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나무의사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조병인 나무의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마치 강연장에 와 있는 느낌이 다.
“아기가 태어나서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자랄 수 있는 일은 대단히 어렵죠.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가 끊임없이 돌보아야 합니다. 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의사는 나무의 건강상태, 또 피해상태와 피해발생 시기 등을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피해를 입은 나무를 식별하고, 병충해 방제계획 및 연간관리계획을 수립합니다. 해충이나 병원균 등에 의한 생물적 피해의 원인, 그리고 토양, 대기, 기후 등에 의한 비 생물적 나무피해의 원인 등을 조사하고, 처방을 통해 치료한 후에는 지속적인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서 약제를 살포하고, 줄기나 뿌리에 상처나 상해가 있는 부분의 외과적 처치도 하고요. 또 위험한 가지나 필요 없는 가지를 제거하고,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당김줄, 지지대 등을 설치하는 일도 나무의사가 하는 일입니다. 위험한 나무를 선별하고 제거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지요”

“이렇게 나무가 최상의 건강상태로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이 나무의사가 하는 일입니다. 더 나아가 보호수의 이전이나 질병 예방과 치료, 또 주변 농작물 보호 등을 위한 진단과 처방도 실시합니다. 이 모든 일에 소요되는 경비를 산출하는 일도 나무의사가 하는 일이죠.”

ⓒ (주)온양신문사

조병인 나무의사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나무의사가 하는 일이 중요하고 다양하다. 그런데 노무사였던 사람이 어떻게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을까? 나무처럼 선하고 착해 보이는 조병인 나무의사가 살짝 웃는다.

“아산시청에 근무할 당시 공인노무사 교육을 가게 되었어요. 경북도청에서 근무하는 사람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는데, 그가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저도 그 때 처음으로 나무에도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마음이 확 쏠리더군요”

“그 사람에게서 나무의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데 자꾸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여요. 정말 너무나 매력적이었죠. 교육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바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법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우선 학점은행제를 통해 경영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조경기사와 산림기사에 도전했죠. 법을 공부하거나 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공부할 때와는 매우 다른 현상이 생겼어요. 나무에 대한 공부가 그냥 마구 좋은 겁니다. 나무에 관한 자격증들을 하나씩하나씩 취득했습니다. 나무의사 시험에서는 한 번 쓴 고배를 마셨어요. 바짝 긴장해서 다시 공부했고, 합격했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지금은 ‘문화재수리기술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공부하고 있느냐고 묻자 조병인 씨가 말했다.

“나무에 관한한 모두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공부하고 나니까 이젠 나무가 예사로이 보이지 않습니다. 등산을 가서 무심히 지나쳤던 나무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피해를 입고 있는 나무들이 눈에 뜁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겁니다. 의사가 길을 가다 쓰러진 사람을 보면 즉시 구하지 않습니까? 저도 그렇습니다. 병들어있는 나무, 죽어가는 나무를 보면 살리고 싶어서 애가 탑니다. 물론 나무의사로서 첫 발을 내딛고 있으니 공부할 것이 무척 많습니다. 무엇보다 경험이 필요하고요.”

문득 작년에 도로변 나무들의 잎이 사라졌던 장면이 생각나서 나무의사 조병인 씨의 생각을 물었다.

“소독이 상당이 시급했었죠. 하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나무들이 외래 해충인 미국흰불나방 등의 해충에게 잎을 몽땅 갉아 먹힐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지요. 그렇다면 그때 배가 부른 해충들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번식을 했을까요? 나무들은 광합성을 해야 할 잎이 몽땅 사라졌으니 수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고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가로수를 둘러싸고 있는 풀들도 심각한 상태입니다. 예초작업을 해주지 않으면 나무가 제대로 성장할 수가 없어요. 나무에 해가 되는 균이나 벌레의 알 같은 것들이 자랄 가능성이 많고요. 참을성이 많은 나무들도 서서히 병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세상에는 의사가 많지만 특별히 나무의사로 살기를 작정한 조병인 씨, 그가 꿈은 참으로 크다.

“나무가 주는 혜택이 크고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나무에 대한 치료나 보호에 대해 학문적 역사가 짧습니다. 또한 수목의 생리라든가 자라나는 원리, 또 병과 해충에 대한 예방도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선 수목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사람도 건강하면 웬만한 병은 이겨내지 않습니까? 나무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목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공부해서 나무를 보전하고, 살려내는 일에 쓰임을 받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국 대열에 올라 있다, 그러나 조병인 나무의사는 수목에 관해서는 갈 길이 아주 멀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이 수목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애쓰고 싶다는 조병인 나무의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버드나무는 바람 따라 가지들을 흔들고 있다.

연초록색 옷으로 갈아입은 버드나무, 봄의 화사함은 연초록색에서 절정을 이룬다.

□ 조병인 나무의사의 약력
- 노무사, 조경기사, 산림기사, 자연생태복원기사, 나무의사
- (주)자연과 사람들 / 조경식재, 조경시설 / 나무병원 1종 /
- 현 호서대 조경관리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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